우리 토종 목련이 피었다.
송이가 큰 목련은 꽃이
다 지고 난 다음에 잎이
나오는 것에 비해 우리 토종 목련은
꽃이 피면서 연둣빛 잎새도 함께하니 더 아름답다.
우리 목련은 중국산 백목련과 비슷하지만, 꽃 모양이 다르다.
백목련 꽃이 꽃잎의 끝 부분을 오므리며 피어나는 것과 달리
우리 목련은 처음부터 꽃잎을 활짝 펼치고 피어난다.
대개 반쯤 입을 연 백목련 꽃의 수줍어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같은 우리 목련 꽃은 다소 생경할 수 있다.
꽃잎을 곧추세우지 않고, 늘어져
흐느적거리기 때문에 맥이 빠진 느낌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이 꽃을 한참 바라보면 부는 바람에 몸을 내맡기며
자연에 순응한 우리 민족의 심성을 찾아볼 수 있다.
바람 따라 햇살 따라 보금자리를 옮기며 끊임없이 제 영역을
넓혀가는 생물의 국적을 고집하는 건 난센스일 수 있다.
그러나 토종 식물에서 민족의 심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건
즐거운 깨달음이 된다.
의식하든 않든 사람은 자신이 딛고 있는 땅에서 사는 식물
동물의 살림살이를 닮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우리와 함께 살아온 토종 식물을 아끼고 보존해야 할 절실한 까닭이다.
-나무칼럼니스트/고규홍-
몇 년 전 집 뒷산 계곡 옆에 피어있는 목련이 내가 평소에 본 목련과는
꽃잎이 확연히 다른 목련이라 자세히 보니 꽃도
작은 데다 모습이 평소 보아왔던 목련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그래서 찾아보니 흔히 보는 목련과 달리 우리 토종 목련이란다.
몇 년 전부터 보긴 하였지만 작은 꽃잎에 높은 곳에
듬성듬성 피어 있어서 찍기도 불편하여 그냥 지나쳤는데
이 목련이 우리 토종 목련이라고 하여 살펴보니 아파트
주변에서도 크지 않은 키에 어쩌다 한 그루씩 보이긴 한다.
며칠 전 집 뒤 탄천에 운동을 나가다 아파트 화단에 심어져 있는
토종 목련이 새로 눈에 들어와서 담아왔다.
보통 목련은 꽃이 지고 나서 잎새가 나와 꽃이 필 때는 잎을
보지 못하는데 이 토종 목련은 망울진 꽃과 활짝 핀 순백의 꽃
옆에 연둣빛의 아름다운 잎새가 나와 함께 하니 사진이 더욱 아름답다.
백목련이 꽃의 끝을 오므리고 다소곳하고 소담하게 피어 나는
모습과는 달리 우리 토종 목련은 피면서 바로 이렇게 축축
늘어진 어찌 보면 무척 지저분하게 보이는 모습이다.
내가 우리 토종 목련을 찍는데 지나가시는 아주머니 한분이
저기도 예쁜 목련이 있는데 왜 그렇게 축축 늘어진 목련을
담고 있느냐고 손으로 소담하게 피어있는 목련이 있는 쪽을
가리키시면서 이상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며 가신다.
그렇다 요즘 목련이 한창 피는 시기이다 꽃송이도 소담하고
막 피어나며 꽃송이를 보면 순백의 목련은 정말 아름답다.
그에 비해 피면서 축축 늘어지는 우리 토종목련은 흔한
목련보다 꽃송이도 작아서 큰 꽃송이로 우리 눈길을
사로잡는 목련처럼 눈길을 끌지 못하고 꽃송이도 작고
축축 늘어진 우리 토종 목련은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만큼 목련꽃에 밀려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이 아닌가!
축축 늘어진 작은 꽃송이가 연둣빛 잎새와 함께 피어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흔들리는 토종 목련꽃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어쩌다
한 그루씩 눈에 띄는 우리와 함께 살아온 토종 목련을 아끼고 잘 보존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1년 3월 26일 아파트 화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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