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재훈 할아버지의 고향이자 시어른들의 산소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이곳을 결혼하고 48년 동안 다녔던 정든 고향길인데 이번 가을로
이곳 풍경은 다 없어지고 내년부터는 아파트가 지어질 땅이다.
650년 동안 부안 임씨들이 대대로 살아오던 곳이 지금 행정도시로
개발된 세종시 였었는데 정부의 강제수용으로 부안 임씨 묘들을
옮기면서 2010년 공주 유구 쪽으로 선산을 옮기게 되었고 우리도
3기의 산소를 옮기는데 남편이 그곳으로 조상님들을 옮기기 싫다고
증조부 내외분과 할아버지 산소를 남편의 고향인 연기군 전의에 있는
시부모님 산소 있는 곳으로 옮기었는데 남편이 종갓집 장손이다 보니
모든 산소를 관리 하였는데 나이 들고 힘들어 선산인 유구쪽으로
옮기자 하여도 재훈할아버지 마음에 내키지 않아 하였는데 이번에 또
시부모님 산소와 묘가 6기나 있는 이 산소자리에 다시 아파트가
들어온다고 강제 수용이 되어 다시 이번 11월까지 산소를 옮기라
하여 지난 10월 중순경 이번에는 산소를 아예 선산으로 옮긴다고
하더니 마음에 내키지 않는지 수용되고 남은 땅에 시어른들 산소를 옮겼다.
재훈 할아버지는 자기가 나고 자란 고향이고 종갓집 장남이다 보니 한 달에
3~4번씩 고향을 다니면서 산소를 손수 돌봤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 산소의
벌초도 사람을 다 사서 하고 있는데 선산으로 옮기면 다 관리도 해주는데
고집을 부리고 다시 수용되고 남은 땅에 시어른들 산소를 옮겼다.
재훈 아빠가 종가집 장손으로 이어지니 우리가 없으면 모든 것이 재훈 아빠
몫인데 요즘 젊은이들 바쁜데 우리처럼 어떻게 묘지들을 돌보라고
고집을 부리는지 지금이야 당신이 손수 다니면서 사람을 사서라도
조상님들의 산소를 가꾸고 관리하고 있지만 나중에 우리가 없을 때를
생각해 정신없이 회사일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아들들이 당신처럼
산소에 정성을 들일 시간도 없으니 아들들과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손자 재훈이를 편하게 해 주자고 선산으로 산소를 옮기자 하니 그러마
해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더니 선산으로 산소를 옮기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니 재훈 할아버지 고집을 꺾을 수가 없어 아들들이 아버지
마음 편하신 대로 하시라고 하니 산소를 다시 남은 땅에 옮겨 놓았는데
아들들에게 큰 짐을 남기는 것 같아 내 마음이 편하질 않다.
예전처럼 조용하고 한적한 곳도 못되고 산소 옆으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올 텐데..
시댁 산소를 오가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고 아름다운 이 정든 시골길
이곳을 좋아하여 시댁 산소를 찾을 때마다 이 길을 사진으로
담는데 이번에 산소를 옮길 때는 내가 몸이 힘들고 또
코로나도 심하고 산소를 옮기면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많이 오니 집에 있으라는 재훈 할아버지
말에 힘이 들어 내려가지 않았더니 노랗게
익어있는 예쁜 이 길을 사진으로 남길 수 가 없어
재훈 할아버지가 핸드폰으로 담아온 사진을 대신 기록으로 남겼다.
이젠 다시는 볼 수 없는 길이 될 이 예쁜 길이 아쉽다.
시어른들 산소들도 완전 수난이다.
11년 동안에 두 번이나 산소를 옮기었으니...
아주 시골에도 고층 아파트가 들어오고 농지는 수 없이
자꾸만 사라지고 삭막한 높은 고층아파트들이 다
차지하고 있으니 나중에 우리나라 지형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걱정이다.
이렇게 농지가 없어지면서 수없이 많은 아파트가
지어지는데도 젊은이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어야 하고 나라가
온통 투기 열풍으로 쌓여있으니 나라가 어찌하여 이지경까지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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