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 열매'
박주가리가 여름날 꽃을 피우고 열매가 맺은 후
열매가 탱글탱글 영글어 가면서 가을날 열매가
누렇게 익으면 줄기가 마르면서 열매가 점점
수분이 빠지면서 말라간다.
그리고 이런 겨울이 되면 박주가리 열매가
바싹 마르면서 스스로 열매 중앙이
갈라지면서 씨방에 가득 들어있던 씨앗들이
순식간에 밖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바람에
휘날리며 날리는 모습들을 연사로 담은 사진들이다.
내가 이곳 분당으로 이사 온 후 집 뒤 탄천에 다니면서
만나던 들꽃 중 가장 흔하게 많이 만날 수 있던 것이
바로 이 박 주거리 열매여서 한여름 꽃을 피우고 나면
박주가리 씨앗들이 맺혀 가을에 탱글탱글 익어가면
그 열매가 말라 겨울날 스스로 아람이 벌어 바람에
하얗게 날아가는 박주가리 씨앗들을 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 다른 나무를 칭칭
감고 기어올라 수많은 열매들이 맺혀 겨울이면
새하얀 씨앗들이 바람에 날려 많이 날아다니다 보니
여기저기 씨가 떨어져 봄날이면 새싹이 나면서 자라
여름이면 꽃을 피우고 꽃이 피고 지면 열매가 맺혀서
가을날이면 누렇게 익어 가면서 줄기가 마르게 되니
열매도 점점 바싹 말라서 요즘 같은 겨울날 바람이
부는 날이면 양지쪽엔 박주가리 열매들이 벌어져
속살이 하얗게 보이면서 바람에 솜털 같은 씨앗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모습을 종종 만나곤 하였는데
그러니 박주가리가 여기저기 급속히 늘어나서
천덕꾸러기 야생화가 되어 가더니 어느 날부터 인가
탄천을 관리하는 아저씨들에 의해 자꾸자꾸 뽑혀서
없어지더니 이제는 아예 탄천에서 박주가리 꽃도
만나기가 힘들어졌다.
그러더니 작년엔 여름날 탄천가의 낮은 뽕나무들을
타고 박주가리 덩굴들이 보이더니 여름날 꽃이 피고
있었는데 큰 물난리로 나무들이 모두 물에 휩쓸려
나무와 함께 다 없어져 올겨울엔 박주가리 열매를
만나려고 찾아도 보이지가 않는다.
야생화를 담으면서 꽃이 없는 겨울날이면 박주가리 열매가
하얗게 바람에 날려 다니는 것을 담는 것이 좋았는데 이젠
그 흔하디 흔하던 박주가리 열매도 사진을 담기가 힘들어졌다.
집 뒤에 박주가리 열매가 없어 이제는
이런 사진을 담을 수 없어서
예전에 담아놓았던 사진을 올려본다.
박주가리 열매가 익은 것을 찾아서 손으로 만지는 순간
바싹 마른 씨가 터지면 순식간에 씨방에 들어있던
씨앗들이 터지면서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바람에 이리 저리로 휘리릭~날아가는 것이
보통인데 가끔은 이렇게 씨앗들이 서로 연결되어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흔들리면서 길게
늘어져서 날리는 모습을 운 좋게 담을 수 있는 순간이 있다.
한꺼번에 쏟아진 씨앗들이 서로 연결이 잘되면 이렇게
연결고리가 되어 바람에 이리저리 날아다니지만
연결이 잘 안 되면 한꺼번에 멀리 훨훨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다.
다행히 이 박주가리 씨앗은 씨앗끼리 연결이
잘되면서 바람에 흔들리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길게 연결되어 바람이 부는 방향을 따라
흔들리는 모습 박주가리 씨앗을
사진을 담다 보면 가끔은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을 담을 수 도 있지만
솜털처럼 가벼운 모습이라서 쏟아지는 순간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휘리릭~날아가 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집 뒤에 박주가리 열매가 없어 이제는
이런 사진을 담을 수 없어서
예전에 담아놓았던 사진을 올려본다.
한여름꽃인 박주가리꽃이 8월에 활짝핀 모습
깍지 속에 하나 가득 품고 있던 씨앗들을
모두 날려 보내고 이젠 달랑 몇 알 남아
빈 깍지가 되어가고 있는 박주가리 열매.
마지막 남아있던 한알의 씨앗이
날아가다 바싹 말라 있는
줄기에 걸려있는 박주가리 씨앗.
나이 든 여인의 주름진 얼굴에 삶의 애환이 서린
흔적이 되어 얼룩지어 감추고 싶은 진한 검버섯
처럼 얼룩지어진 박주가리 열매들.
정성 들여 고이 기른 자식들 하나 둘 엄마 품을
떠나듯 씨앗들이 그 검버섯처럼 얼룩진 두꺼운
깍지를 깨고 하나둘씩 바람 따라 날아오른다.
고이 기른 자식들 아쉬워하며 엄마가 품고 있던
자식들 하나 둘 품에서 떠나보내듯 그렇게
자유의 몸이 되어 자신의 둥지를 찾아 훨~훨~
품에 고이 품었던 자식들이 엄마 품을 떠나듯이
두꺼운 깍지 깨고 하나둘씩 자유의 몸 되게 모든
씨앗 날려 보내고 박주가리 텅 빈 깍지 되었네.
엄마 곁을 떠나서 둥지 틀고 살아가는 자식들
바라보면서 텅 빈 가슴에 보고싶어 시린 그리움만
남은 텅 빈 여인의 아니! 늙은 어미의 빈 가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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