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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나의 이야기(추억노트)

친구를 떠나 보내면서...

by 밝은 미소 2007.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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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봉사를 하고 있는데

문자 메시지가 날라왔다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눈을 비비고 확인하여 보니

남자 동창의 부고이다.

순간 가슴이 횡 하니 뚫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

한 친구가 또 그렇게 가는구나

벌써 몇 번째 친구의 죽음을 바라봐야 하는가...

 

재작년 늦가을 고향친구가 담낭 암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1년을 고생하다

아들의 결혼식도 못보고 떠나간 친구를

떨어져 누워있는 낙엽 속에 묻고 돌아서는

발걸음에 마음이 무너졌었는데

 

그리고는 작년 무덥던 어느 여름날

평소 건강하게 보였던 동창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지 일주일 만에

회복하지 못하고 그렇게 떠나서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더니 오늘 또다시

간경화로 고생하던 또한 친구가

그렇게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갔다

아니 수술이 잘되어 잘 지낸다고 하더니...

 

집에 와서 준비하고 서울에 있는 병원의

영안실로 가는 발걸음이

자꾸만 흔들려서 걸음을 걸을 수가 없었다.

 

병원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7시 30분

영안실 입구에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친구들이 소식을 듣고

달려와 30여명이 와 있었다.

 

너무 일찍 가버린 친구의 이별 앞에서

그 누구도 말이 없었다.

벌써 암으로 몇 명의 친구들이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갔다.

 

5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결혼하고 아이들 기르고

가르치면서그렇게 열심히들 살다가

이제 아이들 장성하고 우리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나이에 이렇게 일찍 떠나버린

친구를 보내야 하는 친구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진한 슬픔이 배어있었다.

 

그래도 남은 자들은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시간이 가면 떠나버린 사람도 서서히 잊혀져 가면서...

 

2년 전에 암으로 남편을 잃은 친구를

얼마 전에 만났는데 그 친구가 말했었다

세상 사람들이 쉽게 말하는 그

남은 자들은 그래도 살아간다

그 말이 얼마나 잔인한 말인지 아느냐고...

 

날이 가면 그래도 잊혀질 줄 알았는데

남편이 없는 그 빈 시간들을 채우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줄 아느냐고

 

그 친구는 딸 결혼식 날짜를 잡아놓고 사경을

헤메느라 딸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결혼식 일주일 후 떠난 남편을

그렇게 아프게 보내놓고 큰딸을 결혼시키고

지금은 작은딸과 함께 사는데

남편이 없는 그 빈 시간을 봉사의 삶을 살면서

신앙 안에서 우리가 보기에는

그래도 잘 견디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지금 그 친구는 6월말 필리핀으로 여름 단기

선교를 떠난다고 바쁘게 준비하고 있다.

 

오늘 친구를 먼저 떠나 보내는 그 친구의 아내도

아이들과 그 가슴 저리도록 아픈 고통과

슬픔을 잘 견디고 살아가길 간절히 기도 드린다.

 

사랑하는 이들을 이 땅에 남겨놓고

그렇게 떠난 영안실에서
친구의 영정사진을 보면서

정말 언제 떠날지 모를 그날을 준비하면서
남은 나의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게 살아
주님 앞에 서는 날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삶이 되자고

다시 한번 다짐하고 돌아온 발걸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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