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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나의 이야기(추억노트)

유년의 기억속으로...

by 밝은 미소 2007. 6. 28.

 

 

 등굣길의 아이들

 

비를 맞고 무거운 듯 휘청거리는 석류나무

 

 

내가 심은 고추도 비를 맞고

 

 

 

고추모를 따라 온 방울 토마토가 열려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날씨가 어둡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다

아침을 해서 막 먹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빗소리가 굵어지더니 세차게 쏟아진다.

 

지금까지 며칠 장마비가 오락가락 하였어도

비다운 비가 오지 않더니 오늘 아침엔

모처럼만에 비가 세차게 쏟아진다

어제까지만 하여도 후덥지근하더니

쏟아지는 빗줄기에 더위는 싹 가시고

 

이렇게 모처럼 비다운 비가 세차게 쏟아져서

마음까지 시원한데 북한 지방과

경기 북부지방은 비가 많이 온다는 예보인데

목이 탄 식물의 해갈과 사람들의

마음의 갈증만 시원하게 해결하여 주는 비로

다른 피해는 없기를 바라면서 우산을 들고

빗줄기가 세차게 쏟아지는 밖으로 나갔더니

나뭇잎들이 세찬 빗줄기를 맞아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휘청거린다.

 

 

아이들도 갖가지 색깔의 우산을 받쳐들고

등굣길에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모처럼 정말 모처럼만에 아이들 등굣길을 바라보면서

그 옛날 나의 유년시절 비 내리는 등굣길을 생각해 보았다.

 

그땐 우산도 귀하여 이렇게 장마비가 쏟아지면

아버지는 지금은 이름도 잊어서

생각이 나지 않는 왕골로 엮은 것을 등에 덮고

논물 물고를 보러 가시고

우리들은 바람만 한번 불면 뒤집히어 못쓰게 되는

파란색의 비닐우산을 쓰고 4km가 넘는 학교 길을 다녔었는데...

 

 

그래도 그 파란 비닐우산의 추억은 아름다웠다

이렇게 장마비가 마구 쏟아지는 여름날

마당에 서서 비닐우산을 쓰고 있으면

비닐우산위로 쏟아지는 빗소리와

검정고무신속에서 뽀드득 뽀드득 나던 빗소리가

얼마나 정겨웠던가

 

그리곤 뒤뜰 장독대에 수줍은 듯 고개 숙이고

비를 맞고 있던 작은 채송화 꽃을 넋을 놓고

바라보던 그 아름다운 유년의 기억들

 

그런데 시절이 좋아져 그때 그 시절 그렇게 귀했던

우산을 지금은 아이들이 잃어버리고 가서

학교에 모아놓아도 찾아가지 않는단다.

 

이렇게 모든 것들이 모자람이 없는

풍족함 속에서 살아가는 요즘 아이들이니

그 아이들이 커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혹시나

찾아오는 어려운 일들이 닦칠때는

그 어려움들을 어떻게 이기고 살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