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하늘을 그리워하며***
맑은 밤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쟁반같이 둥근 달
오늘도 난 둥근 달님을 머리에 이고 어둠을
가르며 탄천 길을 걸었다
별들이 빛나고 부엉이가 울어대는 호젓한
밤길을 별빛 따라 거닐던
내 고향 공주 그 길은 아니지만 휘영청
밝은 달님을 따라 거니는 탄천 길...
오늘 저녁엔 탄천 다리 밑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서 탄천 색소폰 거리 연주가
있었는데 부드럽고 감미로운 색소폰 소리가
고운 달빛아래 울려 퍼져 일상의
삶에 지친 이들의 피곤을 풀어주고 있다
낭만이 흐르는 탄천 울어라 색소폰아~
색소폰 소리를 따라 모여든 사람들이
풀밭의 의자에 앉아서 하루의 피로를 풀면서
흘러간 옛 노래에 하루를 흘려 보내고 있다.
봄부터 늦가을 까지 이렇게
탄천 다리 아래와 야외 공연장에서 일주일에
2번씩 색소폰 거리 연주가 있는데
주로 나이들은 이들이 옛 시절을 그리면서
신청곡을 내면 신청곡 위주로 연주를 하여 준다
난 부끄러워서 아직 한번도
신청곡을 내보진 못하였지만...
탄 천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와 물속을 헤치고
거슬러 올라가는 잉어 떼들의 물속을 가르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유난히 크게 들려온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오늘은 길가 풀섶에서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그것은 언제 보았는지 기억조차 희미한 두꺼비였다
나 어릴 적 비가 내린뒤 고향집 마당에 굼벵이처럼
엉금엉금 기어 다니던 그 두꺼비를 오늘밤
탄천 풀섶에서 만난 것이다
신기해하는 사람들의 지껄이는 소란 속에서도
움직이지 않고 웅크리고 있는 그 모습이라니…
신기해 건드려 보지만 꼼짝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웃음을 머금은 체
내가 먼저 그 자리를 뜨고 말았다
나 어릴 적 고향들판에서 흔하게 보아오든
광경인데 지금은 두꺼비의 출현에도
신기함으로 바라보게 되었으니…
나 어릴 적 이런 무더운 여름 밤 별빛 쏟아지는
마당에 멍석을 깔고 멍석 옆 모닥불엔 감자가
익어가고 화로 불엔 한아름 풀잎 얹어놓아
풀 내음의 연기로 모기를 쫓고 옥수수 한 소쿠리
쪄놓고 멍석 위에 누어 금방이라도 머리위로
쏟아질 것만 같던 수 많은 별을 헤 이던
여름 밤의 그때가 그리워진다.
초가지붕엔 박 덩굴이 널리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무섭지 않았었지...
줄줄이 굽어간 은하수를 넋을 잃고
바라보던 그 아름답던 기억들…
아직도 꿈속에선 어린 시절 애닯던 그 힘든
시절의 고향 들판을 헤 메이고 있으니
정녕 고향은 어머니 품속 같은 것이리…
가난하긴 했지만 마음만은 넉넉했던
그 시절 이제는 동화처럼 아이들에게
들리어지고 있으니…
누군가 그랬던가!
어려선 꿈을 먹고 살고
나이 들어선 추억을 먹고 산다고…
'살아가는 이야기 > 나의 이야기(추억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속에 있는 친구를 떠나 보내면서... (0) | 2007.11.11 |
---|---|
문학을 꿈 꾸던 그 시절처럼... (0) | 2007.09.12 |
살구가 익었어요. (0) | 2007.07.17 |
유년의 기억속으로... (0) | 2007.06.28 |
친구를 떠나 보내면서... (0) | 2007.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