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말라 먼지만 풀풀 날리던 뒷산 오솔길에
장맛비로 오솔길이 다 쓸려 자갈길이 되고
계곡에는 물이 콸콸 쏟아져 흐르고 있다.
빗물에 쓸려버린 산길이 다 파여버렸다
유년시절 고향 뒷산에서 많이 따먹었던 개암나무 열매인데 우리
고향인 공주 정안에서는 이 열매를 개금이라 불렀는데
요즘 우리가 많이 먹고 있는 헤이즐럿이 아닌가 싶다.
잘 여문 열매를 따서 겉껍질을 벗겨내면 단단한 열매의 껍질이 있는데
그것을 깨면 딱딱하고 고소한 헤이즐럿 얼마나 고소했는지...
유년시절 산에서 엄청 따서 먹었던 개암나무 열매인 개금이 아직은 덜 여문
모습이지만 눈에 많이 띄는데 이 열매가 익어서 나에게 까지 차지가 돌아올지 모르겠다.ㅎ~~
약수터를 가는 산 오솔길이 장맛비로 쓸려서 흙은 모두 쓸려내려가고
돌과 자갈들만 남아있는 사이사이로 빗물로 고여있는 물이 계속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 아름답던 흙길을 자박자박 걷던
오솔길이 이렇게 빗물에 쓸려 거칠어진 험한 길이 되어버렸다.
산에 막 올라온 버섯이 신기하게도 꼭 계란을 닮아있네.ㅋ~~
장맛비가 내리는 산에는 습기가 많아서 그런지
여기저기 색깔도 아름다운 이름 모를 버섯들이
엄청 많이 나서 자라고 있었다.
이 버섯들은 여기저기 같은 모양인듯한데
차례대로 나와서 다 자란 버섯들의 모습을 담아봤다.
이 사진은 장마가 지기 전에 찍었던 사진인데 비가 내려 이곳도 엉망이 되었다
이끼가 잔뜩 낀 나무에도 버섯들이 나서 자라고 있는 모습
아름답던 오솔길이 이렇게 변해버려서 걷기가 너무 불편하다
드디어 재훈 할아버지가 관리하고 있는 약수터에 도착
분당에 1995년도에 이사를 와서 이곳에 물이 나오는데
물이 좋은 곳이란 것을 산아래 동네의 이장님이
알려주어 분당구청에 약수터를 파달라고 민원을
넣었지만 땅이 경기도 광주 땅이라서 안된다고 하여
경기도 광주 시청에 민원을 넣으니 땅은 광주 땅이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분당사람들이라서 안된다고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몇 달이 되어도 안된다는 소리만
하니 답답한 사람이 샘 판다고 다 포기하고 자비를 들여
아랫동네 이장님께 부탁하여 일꾼을 사고 운동에 필요한
기구를 사다가 놓고 열심히 관리한 지가 벌써 25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분당사람들이 이용하였지만 지금은 약수터
산아래에 전원주택들이 많이 들어와서 광주사람들도
하루에 천명이 넘게 이용을 한다고 하니 아직도 여전히
물탱크며 청소를 하면서 관리를 하고 있는 재훈 할아버지
우리는 이곳의 물을 떠 나르기 힘들어 처음엔 약수터에서
물을 떠다 먹었지만 지금은 힘들어 10년 전부터
식수를 사서 먹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이 파놓은 약수터라
손수 관리를 하고 있는데 지금은 나이도 먹고 하니
젊은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가끔씩 솔선하여 이것저것 사다 놓은 사람들도 생겼다고 한다.
수질검사를 하면 물이 좋고 아무리 여름날 가뭄에도
졸졸졸 적게 나오지만 끊어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정기적으로 약수터 물탱크도 청소해주고
싹싹 빗자루로 사람들이 이용하기 좋게 쓸어놓고
부서진 운동기구가 있으면 수리도 해놓고
유일하게 구청에서 해주는 것은 수질검사를 정기적으로
해주고 있는데 그 나머지는 손수 관리를 하고 있으니 그래서 일주일이면
5일 정도는 약수터를 다니면서 운동도 하고 있으니 건강도 챙기는 것이 되긴 한다.
재훈 할아버지는 매일 약수터로 운동을 가고 나는 집 뒤 나의 놀이터인 탄천을
걷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겁이 나서 탄천 대신 요즘은 일주일에
4~5번 정도는 재훈 할아버지를 쫒아 집 뒷산 약수터를 오르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
탄천을 운동하면 하루에 1시간 30분 정도 운동을 하지만 이곳 약수터에 오면 집에서
왕복 2시간 3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쉬엄쉬엄 오솔길을 자박자박 걷는 재미도 누리고 있다.
약수터에 詩도 걸어놓고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 분들의 모습이 보인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운동을 하는데 이날은 약간의
비가 내려 사람들이 많이 보이질 않는다.
나도 끼어서 허리 훌라후프를 돌리면서
열심히 허리운동을 하고...
하루 종일도 할 수 있는 훌라후프
돌리기 내가 유일하게 잘하는 운동이다.ㅎ~
이날은 다른 날과 달리 매일 다니는 길이 아닌 좀 먼길을 걸으면서
지난 2013년 6월부터 2014년 7월까지 6.25 전사자 발굴 현장을
둘러보고 용인 죽전으로 내려가서 탄천을 끼고 집에 왔는데
내가 매일 다니는 몇 코스의 길보다 이곳 길이 좀 험하고 멀어서
이 길은 잘 안 오는데 오랜만에 비가 오는 길을 걸으니 좀 힘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목숨 바쳐 지켜낸 이 나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어디 그뿐인가 6.25 전쟁에 참가한 나라는 얼마나 많은
인명피해를 입고 지금까지 그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으니...
수많은 피를 흘려 지켜낸 나라인데 요즘 돌아가는 나라살림에
가슴이 아프다 잘 지키고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물려주어야 하는데 아직도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서
전쟁의 위험 속에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약수터에서 집에 오려고 내려오는데 이곳에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 년 중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立秋)가 지나서인지
비바람에 밤송이가 꽤 큰 게 떨어져 나뒹굴고 있는 모습.
여기저기 예쁜 버섯들이 수없이 많이 나있는 모습들이다
미국자리공도 열매가 맺혀 있는 모습
파리풀도 꽃을 피우고 있고
사위질빵도 곱게 꽃을 피우고
계곡에선 빗물이 고여 시원한 소리를 내며 쏟아지고 있는 모습들
참취도 아직 피고 있네
때죽나무 열매도 대롱대롱 맺혀 자라고 있고
산수국
산수국을 자세히 보면 가운데 부분에는 암술과 수술이 있는
참꽃으로 수정을 담당하는 진짜 꽃이 있고 주변으로는 벌과
나비를 유혹해 진짜 꽃의 수정을 돕기 위한 가짜 꽃이 있다.
진짜 꽃인 유성화는 너무 작아 벌레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게 생긴데 반해 무성 화인 가짜 꽃은 크고 탐스럽게 보인다.
그런데 여기 가운데 진짜 꽃이 지고 열매가 맺혀 자라고 있고
가장자리에서 화려하게 꽃처럼 탐스럽게 벌과 나비를 끌어 모으던
가짜 꽃은 진짜 꽃이 수정이 된 다음에 스스로 뒤집혀 있는 모습이다.
수국은 땅의 성분에 따라 변화무쌍한 색깔을 보여주는데 그중 물을 좋아하면서
산에서 자라는 산수국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산수국은 수정을 할 수 있는 진짜 꽃과 수정을 돕기 위해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가짜 꽃이 함께 핀다는 사실이다.
산수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짜 꽃은 잎이 너무 작아 벌레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하지만 화려하고 탐스러운 가짜 꽃이 벌과 나비를 유혹하고
진짜 꽃이 수정이 되면 이내 스스로를 뒤집어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
암술도 수술도 없는 무성화(無性花)인 가짜 꽃은 말 그대로 희생만 하고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봄에 핀 산수국이 진짜 꽃이 수정이 되면 이내 스스로 뒤집어 자신의 생을 마감한다고 하더니
가운데 진짜 꽃은 수정이 되어 열매를 맺어 자라고 있고 가장자리의 가짜 꽃은 스스로 완전히 뒤집어져 있는 모습이다.
참으로 자연의 묘미다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찍어와서 여러분에게 보여드린다.
집 뒷산인 불곡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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